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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게 안될까’라고 자책하고 있는 나에게

안녕? 20대의 나, 그리고 30대의 나. 그래 나 자신들. 오늘도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몇 년 전 오늘 기록은 당연히 없으니까 어떤 감정으로 그 험한 세상 살아가고 있는지 잘…

안녕? 20대의 나, 그리고 30대의 나. 그래 나 자신들. 오늘도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몇 년 전 오늘 기록은 당연히 없으니까 어떤 감정으로 그 험한 세상 살아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근데 아마 힘들게 살고 있겠지. 안 봐도 비디오다야.

그래서 문득 너희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생각나서 열심히 타이핑하고 있는 중이다. 집중력이 언제 끊길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써보려고.

원래 손톱이 긴 날은 맥프레 15 애플맥북프로 15인치 키보드를 두드리는 느낌이 별로라서 타이핑을 하지 않는 게 지금 내 원칙인데, 할 말이 생각났을 때 써두지 않으면 하얗게 백지로 남을까 봐 마음에 안 들어도 참고 꾸역꾸역 치고 있는 중이야. 너네가 40대 중반이 돼봐라. 그런 것도 기억 못 하냐고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방금 밥 먹고 뒤돌아서면 ‘내가 오늘 점심 뭐 먹었지?’라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생각을 짜내야 하는 게 내 나이더라. 너네도 몇 년 안 남았어, 정신 똑바로 차려. 술도 좀 줄이고.

사실 내가 지난 주말에 멘탈이 나가버렸거든? 좀 많이 힘들었어. 너네들은 매일이 힘들다고? 알아. 아니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거잖아. 조금만 기다려봐, 곧 본론 나오니까. 그리고 어른 말씀 중간에 끊어먹는 거 아니다 이놈들아 ㅋㅋㅋ

… … … 봐봐라, 벌써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생각이 안나잖아_-;;

멘탈 붕괴 회복력이 빨라졌더라고

응. 그래. 생각났다. 지난 주말에 멘탈이 좀 심하게 나가버렸지. 자신감이 바닥을 쳤거든. 그래서 2~3일 정도 하루종일 무기력해 빠져 있었던 거야.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싶어서 자존심도 많이 뭉개졌지. 얼굴 푸석하고, 피부색도 칙칙하고, 하루종일 잠만 오는 그런 상태였어. 아내님은 ‘무슨 일이냐’면서 걱정하고. 아! 나는 지금 결혼했으니까 결혼 못할까 봐 걱정은 하지 마라. 마음 착하고 예쁜 아내님 만나서 지금까지는 잘 살고 있으니까. 네 마음을 스스로 눌러 죽이면서 살지 마. 그런 게 쌓이면 진짜 그렇게 사는 거더라.

그렇게 한 가정의 가장이 면목없이 아내님에게 걱정을 끼쳤지. 그래도 지금은 말짱하게 회복했어. 너희 때였으면 최소 2주에서 한 달까지 저 깊은 바닷속으로 딥다이빙 했을 텐데, 4일 만에 멘탈 잡았으니까 엄청 빠르게 잡은 거야.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돌아올 수 있었을까. 그래, 너희들은 믿기지 않겠지. ‘내가 그렇게 된다고?’라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 거야. 이해해. 지금의 너희는 딱 고만큼만 볼 수 있는 시야각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처음엔 ‘이게 되네?’ 싶었다. 나도 모르게 체화된 방법이 있었던 모양이야. 자전거 탈 때 일일이 과정을 생각하면서 타지 않잖아. 그런 거랑 비슷해.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넘어가려고 했는데, 멘탈 회복 방법을 나 자신들에게 이야기 해줘야 겠더라고.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하니까 머릿속에서 그 과정이 떠오르다 정리가 되더라. 멘탈이 무너진 사람이 어떤 상황이어야 다시 추스르기 시작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말이야. 너희들에게 방법을 가르쳐줘야 하니까 조금 명확하게 단계가 정리되네. 땡큐.

심연으로 딥다이브 중이라고?

멘탈이 나가서 속상함의 바닷속으로 빠져 가라앉고 있다면 이렇게 해봐.

먼저 한 숨을 푹 하고 쉬어. 숨을 내 쉴 때 ‘푹~’하면서 길게 숨을 뱉지 말고, ‘푹!’ 하면서 짧게 내뱉듯이 쉬어. 복싱에서 쨉을 날리듯이. 연타로 몰아치는 상대방 공격을 쨉 한 번 날려서 흐름을 끊는거야. 그런식으로 해저로 떨어지는 마음이 잠깐 멈추더라고. 그러면서 물속에 잠깐 떠 있는 느낌이 들어. 당연히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끼진 않겠지. 나 자신이니까. 느낌 아니까 하는 말이야. 그러니까 뭔가 껄쩍찌근하더라도 해보더라고.

그다음엔 ‘쓰읍~’하면서 길게 숨을 들이마셔, 그리고 ‘후~’하면서 길게 내뱉어. 이걸 세 번 반복해. 그럼 마음이 이전보다 확실히 고요해져. 아, 그런데 세 번 이상은 하지 마. 평소 안 하던 호흡이라 머릿속이 아찔아찔 해지더라. 짜르르르한 그 느낌, 알지? 머릿속에 산소가 다 빠져나간 듯한 그 느낌. 그래, 그거. 여하튼 그렇게 ‘몸이 탄식의 바닷속에서 살짝 수면 쪽으로 떠오르는 느낌이 든다…’라고 생각하면서 세 번 심호흡해 보라는 말이야.

이렇게만 해도 탄식, 상념에 빠져드는 멘탈을 잠깐 진정시킬 수 있어. 이거 아주 중요한 거다. 가슴 뛰는 RPM이 잡혀야 침착하게 나아질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 거니까, 꼭 기억해. 엔진이 부릉대는 스포츠카에서 전기차 정도의 실내 조용함을 만들어야 차분히 개선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야.

… 하, 쓰다 보니 엄청 길어지네. 귀찮은데 그냥 나중에 쓸까…

정줄 잡은 다음엔 이렇게 해

이다음엔 이거야. 너를 멘탈 붕괴까지 가게 만든 사건을 똑바로 마주 보는 거지. 그리고 그 사건에서 떠올렸던 생각들을 복기해 보자는 거야. 우리들 성격이라면, 아마 대부분 이런 생각을 했을걸. ‘하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데… 나는 왜 안될까?’라고. 남과 비교를 하든, 나와 비교를 하든지 간에 이 생각 자체가 문제더라고. 세균인셈이지. 이런 생각이 쌓이면서 멘탈을 조금씩 갉아먹다가 ‘스스로 아련해지는 병’에 걸려버리는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여기서 너희와 나와의 짬밥이 갈리는 거란다, 얼라들아 ㅋㅋㅋ

방법은 간단해. 너희들 강점을 알고 있으면 된다. 아, 심플하다. 끝. 아직도 내가 잘하는 게 뭔지, 하고 싶은 게 뭔지 몰라서 오춘기네, 육춘기네, 칠춘기네 하면서 방황하는데 그런 건 어떻게 아느냐고 항변하고 싶겠지? 그래 맞아. 그래서 나도 최근 그걸 후회하고 있던 참이야. ‘왜 더 빨리 내 강점을 알아보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라면서.

그래, 그래. 오해하지 마. 너희들이 그걸 찾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알아. 생각도 많이 하고, 책도 읽어보고 그랬잖아. 근데 아쉽지만 그게 잘못이었다는 거야. 혼자,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노력해다는 거. 아이러니하지. 이번 건은 전문가를 찾아갔어야 했더라고. 마흔 살 넘어서 알게 된 내가 한탄스러울 정도로 허망한 이야기더라고.

난 내가 스스로 나를 찾을 수 있을 줄 알았지. 근데 한계가 있더라. 가정환경 때문일수도 있고, 나란 사람의 본성적 나 약함 때문일수도 있고, 대한민국 교육 족구 하라고 그래! 때문일 수도 있겠지. 그래도 그동안 고민한 만큼 생각 두께는 두꺼워졌을 거야. 그거 나름대로 나중에는 도움이 되는 거니까 너무 억울해하지는 말자고.

맞아, 너희들 나이대에 전문가를 찾아볼까라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지. 그런데 그런 여유가 없었지. 정보도, 시간도, 돈도, 마음의 여유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요즘은 세상이 좋아졌더라. 하긴 AI가 일상에 쓰이는 시대니까. 그런 게 있어. 머신러닝이라는 게. 다음카페에서 활동하면서 정보 얻고, 블로그만 해도 쓸데없는 일한다고 여겨지던 시대에 살고 있는 너희니까 뭔 소린가 싶을 거야.

여하튼, 요즘은 그런 강점 조사를 하는데 돈이 별로 안 들어. 적당히 디테일한 검사가 최소 3만 원 정도에서 많으면 10만 원 정도니까. 그 정도만 투자해도 내 강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어 좋더라고. 너무 잘 맞아서 점쟁이인 줄 알았다.

그렇게 강점을 알게 되니까 ‘나는 왜 이게 안될까’라는 자책의 저주에서 벗어나기가 너무 쉬워지더라고. 대부분 내 멘털을 망가뜨리는 일이나 생각들은 내게 약점인 것들을 해내려고 할 때 생기더라는 거지. 알잖아, 우리 기질. 뭔가 꼬라지가 생기면서 잘 안 되는 걸 해내보고 싶다는 그런 기질. 극복해버리겠다는 기질. 근데 안 되는 건 안되더라. 되는 건 잘 되고. 살아보니까 굳이 잘 못하는 약점을 극복하려고 안 해도 되더라고. 진짜 크리티컬 한 건 약점을 부여잡아야겠지만, 또 그런 건 대부분 투자 개념으로 돈을 넣으면 누군가 해주더라. 물론 그 돈 투자하려고 결정하는 게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최소한 판단할 지식은 있어야 하니까. 뭐, 그렇더라는 거지.

내 강점은 이렇더라

그러니까 이제부터 우리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을 이야기해 줄게. 원래는 그만 쓰려고 하다가 나중에 너희들 약점 극복 못했다고 쓸데없이 심연의 바다로 딥다이브 하지 말라고 쓰는거니까 잘 들어.

우선 우리들은 아이디어를 잘 떠올려. 그리고 그걸 즐겨해. 재미있어 보이는 일이 생각나면 그 산업의 끝단까지 상상하곤 해. 그래서 실행력은 약한 거야. 진짜 재미있는 순간은 상상으로 이미 끝났으니까 다음은 사그라드는 것만 남았잖아. 그러니까 ‘생각만 많고 게을러서 난 안될 거야’ 따위 생각은 버려. 그거 남들의 통념으로 너를 찌르는 일밖에 안돼. 일을 세팅하는 것까지는 재미를 느끼잖아? 세팅까지만 하고 안정적으로 일을 반복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위임해. 아님 협업을 하던지.

두 번째, 우리는 행동하는 것을 좋아해. 그런데 문제는 한 번 결정하고 난 건 어떻게든 빨리 해보고 싶어서 안달이 난다는 거야. 그 덕에 현재의 나도 주말이 껴서 애들을 아내님과 함께 봐야 하는 날이 쉽지 않다는 거야. 응, 그래. 놀랍겠지만 애들도 있어. 딱 우리 닮은 딸이랑 반씩 섞어 닮은 아들 ㅋㅋㅋ
사랑스러운 애들을 보는데도 마음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야. 빨리 빨리 일을 해야 하는데 못하는 상황을 잘 못 견디는 거지. 그러니까 괜히 ‘나는 왜 이렇게 조급해하지? 좀 침착해야 제대로 하는데’라고 고민하지 마. 원래 네가 그런 사람인 거니까. 그리고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너한테는 당연한 거니까 고민하지 마. 아이디어 잘 떠올리고, 빨리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는 게 당연해.

세 번째는 우리는 되게 심사숙고하는 스타일이라는 거야. 평소에 너무 조심스럽고 심약하다고 생각해서 스트레스였지? 과감하지 못해서 뒤쳐지는 거라고 생각하고 말이야. 다 일장일단이 있는 거야. 나 부동산 투자 할 때엔 큰 도움이 된 강점이니까 잘 활용해 봐. 리스크 시뮬레이션을 잘해서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더라. 우리 회사도 그 성격 덕에 프로젝트 잘 돼서 성장했던 거야. 물론 또 요즘엔 그것 때문에 잘 안되기도 하지만. 무기가 되는 칼을 잘 사용하는 게 중요하지 칼이 중요한 게 아니더라.

네 번째는 승부욕이 많은 성격. 그래서인가… 항상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은 생각을 하는 거야.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엄청 많으니까. 그래서 자존심이 높은데 성과가 받쳐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또 실망하면서 사는 거야. 이건 좀 컨트롤을 잘해야겠더라. 물론 지금의 나도 잘 조절이 안돼. 그래서 목표를 세우지 않으면서 살아왔던 것 같아. 그건 좀 후회된다.

마지막으로는 지적인 탐구를 하는 걸 좋아해. 지금도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26살 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거야. 나는 그때 내가 큰 의지를 발휘해서 읽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아니었어. 그러니까 20대의 나 자신, 우쭐대지 마라 ㅋㅋㅋ 책을 많이 읽어서 성과가 있었냐고? 있는 건 있고, 없던 건 없었지. 그래도 최소한 지금 너희들한테 귀에 때려 박는 잔소리를 할 생각정도는 하면서 살 수 있게 됐으니까 의미는 있던 거겠지.

아까는 귀찮았는데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니까 술술 써지고 그러네. 그래도 다행이다. 글 쓰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닌 사람이라서. 여하튼 애들 쓴다. 나도 열심히 살 테니까, 너희들 너무 자책들 하면서 살지 마. 자책을 해도 알면서 하자는 거야. 강점인걸 못했을 때 자책하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멘탈이 와르르 무너지거나 그러진 않잖아. 열심히 살려고 하는 자세를 가진 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어. 근데 세상 사는 건 좋은 의도만으로 되는 건 아니니까. 어렴풋이 느끼고 있지? 그래. 또 생각나면 편지 쓸게. 욕봐라. 잘 지내고.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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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체육공원 산책

요즘은 아침에 연수체육공원 산책을 한다. 일주일에 2~3번씩 걷는데, 생각보다 공원 숲길이 예뻐서 사진으로 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었다. 하지만 아침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엔 조금 그랬다. 아침 산책은 건강을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사색을…

요즘은 아침에 연수체육공원 산책을 한다. 일주일에 2~3번씩 걷는데, 생각보다 공원 숲길이 예뻐서 사진으로 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었다. 하지만 아침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엔 조금 그랬다.

아침 산책은 건강을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사색을 위한 시간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들고나가는 순간, 사색보다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신경이 집중될 것 같아서 꺼려졌던 것이다. 아쉽지만 티태스킹 불가 인간

그러다가 엊그제 의도치 않게 기회가 생겼다. 간판다는날 유튜브 영상 스크립트를 쓰고 있었다. 분량이 꽤 많았던지라 머릿속에서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날씨는 좀 더웠지만 걸으면서 머리를 말랑말랑하게 해야 할 것 같았다.

마침 차에 X-T30이 있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연수체육공원 산책 코스를 걸었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1시간 정도 걸으니까 확실히 스위치 전환이 잘 되었다. 덕분에 마음에 드는 사진도 찍었고, 머리도 가벼워져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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