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자료 수집을 하기 위해 바지런히 걸어 다니고 있다. 어제는 오랜만에 성수동 근처엘 왔다. 여기는 난생처음으로 UV 옵셋 인쇄 감리를 하기 위해 빤질나게 돌아다니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무지한 상태에서 느꼈던…
요즘은 자료 수집을 하기 위해 바지런히 걸어 다니고 있다. 어제는 오랜만에 성수동 근처엘 왔다. 여기는 난생처음으로 UV 옵셋 인쇄 감리를 하기 위해 빤질나게 돌아다니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무지한 상태에서 느꼈던 그 떨림과 점점 익숙해지면서 여유로워했던 내 모습이 모두 공존하고 있다. 오랜만에 왔어도 이 공간감만은 그대로네.
뚝섬역에 오면 약간 상기된다. 벌써 7~8년이나 지났는데 신기한 일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예쁜 디자인의 현수막이 보인다. 조금 아쉬운건 가을보다는 여름에 더 잘 묻어날 것 같은 디자인이네.
뚝섬역에서 서울숲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멋스러운 가게들이 즐비한 골목을 둘러보았다. 도어 손잡이가 몽키스패너라니! 센스에 한방 맞은 느낌이다. 은색 스틸소재의 도어와 깔쌈하게 잘 어울린다.
나비 사냥을 준비하고 있는 나비(내 멋대로 고양이 이름은 나비). 도시의 고독한 사냥꾼 녀석.
고독한 사냥꾼 덕에 가슴이 시렸는데… 서울숲에 들어가니까 펼쳐진 장관에 마음이 녹는 느낌이다. 단풍놀이 따로 갈 필요가 없네~. 동네주민은 좋겠다.
오와 열을 잘 맞추어 심긴 나무를 보니 계획적 공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스런 공원이야…)
빛이 잘 드는 가을 날씨 아래…
연인인지 부부인지
기둥뿌리만 남긴 채 잘린 나무에서 울릉도 호박엿 맛이 생각난다. 아아… 왠지 맛있게 질겅거리다가 금니가 빠질 것만 같은 상상을 해버렸다.
겨울 맞을 준비를 하는 것 같은 봉오리들
도심 속의 서울숲에서 바라보는 고층건물. 여기에서 도시의 상징을 올려다보니까 큰 숲 안에 도심이 형성되어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관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감각 차이에 가끔 놀랄 때가 있다. 노란 조명 아래 욕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미남이시네요)과 사진 속의 내 모습(후덕한 아저씨)을 보듯이…
서울숲을 벗어나 성수동 방향으로 향하다 발견한 공간. 잠깐 현기증을 느꼈다.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두려움이 들어 재빨리 셔터를 누르고 발걸음을 옮긴다. (절대 1,000원 삥뜯꼈던 초딩시절의 기억이 떠올라서 그랬던건 아니…엉엉)
성수동을 방황하다 홍콩영화에서 본 것 같은 파란 대문을 발견했다. 복고스런 파란색이 매력 있다.
시선을 끄는 벽화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매장을 찾아보았다. 눈 씻고 찾아봐도 ‘maxim 모카 책방’ 입구는 없었다. 왜지? 이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예전엔 있었는데 폐업을 한 모양이다. 원래 매장이 있던 자리에는 제네시스틱한 간판을 내건 갤러리가 있었다. 그래서였나… 벽화가 왠지 쓸쓸하게 느껴졌던건. 자기를 버리고 떠난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반려동물 같다는 생각을 했다(가을남자여서 갬성 폭발 BAAAM).
이렇게 점심께부터 밤까지 사진 찍으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2만 걸음을 훌쩍 넘겼다. 허리는 뜨끔하니 아프고 허벅지도 점점 저려온다.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는데, 평소에 운동으로 건강을 챙겨놓지 않은 내 잘못인 것 같다. 거기에… 인생의 무게 한 꼬집 정도 얹어있어 그럴지도.
서울숲에서 성수동까지에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