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콘텐츠 만들기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여기 전문직종에서 생업에만 집중해오던 L씨가 있었습니다. 그는 단 한 번도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본 적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유튜브라는 세상을 접한 후 자신의 전문성을 영상으로 담아낼 수만 있다면, 두고두고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이 생각은 마치 영화 <인셉션>처럼 L씨의 마음속에 싹을 틔운 후 조금씩 자라났습니다.

그로부터 3년 후, 과연 L씨는 영상 콘텐츠를 1개라도 만들어보았을까요?

방망이 깎는 노인의 심정으로 만드는 영상 콘텐츠

아쉽게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3년간 머릿속만으로 영상 제작 과정을 시뮬레이션하고, 평가하고, 수정하고, 다시 만드는 프로세스를 반복했을 뿐이었습니다.

발전하는 삶을 살고 싶었던 L씨는 순수한 의도와는 다르게 스스로를 조금씩 궁지로 몰아가고 있었습니다. 왜였을까요?

‘…해야 하는데, 하는데…’ 병에 걸리다

‘에휴~ 영상을 빨리 만들어봐야 하는데…’

라는 생각만을 반복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에너지를 깎아 먹어왔던 것이죠.

이 글을 읽는 분들중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왜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가는 행동’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이야기를 멈추고 질문 하나 드려보겠습니다.

돈 vs 시간 vs 에너지

‘당신은 시간이 한정된 자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돈도 한정된 자원입니까? 그렇다면, 에너지 역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과 시간만이 한정된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에너지는 살아가는 동안 계속 샘솟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 <초생산성>에서 언급되듯이 에너지 역시 한정된 자원입니다. 마치 언젠가는 고갈되어 다시는 전원을 켤 수 없게 되는 휴대폰 충전지처럼 말이죠.

심각한 문제는 하나 더 있었습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또 있었습니다. L씨는 머릿속 상황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심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머릿속 자신은 방망이 깎는 장인이었지만, 현실의 자신은 레벨 제로level 0, 쪼랩 상태 상태였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그 차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자괴감의 크기는 매일 조금씩 누적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중되고 있었습니다.

양은냄비가 끓어오르듯 L씨는 당장이라도 영상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열정이 끓어오르다가도 실패에 대한 부담감에 차갑게 식어버리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체념할 결심?!

영화 <헤어질 결심> 중 (출처 : CJENM)

그러다 결국 L씨는 ‘체념할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에이씨 모르겠다’라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된 것이지요. 그러고는 자신에게 몰아붙이듯 소리칩니다.

“야 임마! 우선 시작해보면 뭐라도 되겠지, 뭘 그렇게 재고 있어?”

그렇게 시작한 L씨의 영상 콘텐츠 제작은 어떤 결론을 맞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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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L씨의 이야기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경험담입니다. 꽤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읽은 당신은 아마도 과거의 저와 많이 닮았거나 비슷한 경험을 해봤을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의 저는 결국 어떻게 되었냐고요?

결심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

꾸역꾸역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영상으로 아무런 효과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머리로는 영상 콘텐츠 제작 장인이었지만, 현실은 영유아 정도의 생산성 근육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전형적인 가분수 구조였던 것입니다.

낙담한 저는 그 이후에 다시 몇 년간 머릿속으로만 최고 영상 메이커가 되는 생활을 바보같이 반복했습니다.

당신도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실 건가요? 당연히 아니겠죠. 저는 넋두리를 하려고 긴 시간을 투자해 이 스토리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부터 당신이 중요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주제, 즉 핵심 가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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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해봤다’가 아닌, 방향성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했던 시간이 마냥 헛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좋은 경험 자산이 되었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시도한 가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 힘은 얻지 못했습니다.

당시 저는 영상 제작에 투자한 시간 대비 원하는 비즈니스적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었습니다. 완벽을 추구하는 소심한 성격이었던 제겐, 그 첫 번째 시도가 오히려 제 마음을 꺾어버리는 치명타가 되었습니다. 잘해보려고 한 행동이 왜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체념의 방향성’을 잘못 설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의 제가 L씨를 만난다면 다음처럼 가이드를 제시했을 것입니다.

지금의 내가 6년 전의 나에게 조언을 한다면?

“너무 많은 생각에 빠져있지 말고 ‘그래 뭐라도 시작해보자’는 생각을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에요. 하지만, 첫 시도를 사업적인 부분에 결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로또를 샀다가 꽝 먹을 확률과 비슷하게 아무 성과도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처음에는 욕심을 버리세요. 머리에 힘을 빼란 이야기예요. 초기에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주제로 삼지 마세요. 처음에는 당신의 일상을 가벼운 마음으로 담아서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보세요. 지금 추구해야 하는 건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에요. 그냥 단순히 완성된 영상 콘텐츠라는 결과물이 필요할 뿐이에요.

익숙하지 않았던 것을 실제로 만들어냄으로써 거리감을 확 좁히는 것이 지금 레벨에서는 중요합니다. 상상의 동물인 용처럼 허상에 가까웠던 영상 콘텐츠라는 존재를 친숙하게 만드는 반복 과정이 먼저인 것이죠. 그게 실제 영상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으로 자신을 먼저 채우는 과정이기 때문이기 때문이에요”라고 말이죠.


어떤가요? 혹시 자포자기 심정으로 체념할 결심을 하려던 차였나요? 딱 붙어있던 엉덩이를 떼려는 결심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첫 시도에 너무 큰 욕심은 넣지 마세요. 특히 당신이 실패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특히 말이에요.

바다 수영을 멋지게 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물에 뜨는 방법’을 익히는걸 가장 먼저 해야 하는 법입니다. 과거의 제가 걸었던 길에 서 있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