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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17일

노란 옷을 입고 노란 자전거를 탄 소녀

신호가 없는 아파트 입구 횡단보도를 건넜다. 빨간 자전거 도로가 포개진 도보가 나타났다. 상념에 잠긴 채 행인이 걷는 라인을 따라 조금 더 걸었다. 이상한 감각이 들어 문득 보니 맞은편에는 노란 옷을…

신호가 없는 아파트 입구 횡단보도를 건넜다. 빨간 자전거 도로가 포개진 도보가 나타났다. 상념에 잠긴 채 행인이 걷는 라인을 따라 조금 더 걸었다. 이상한 감각이 들어 문득 보니 맞은편에는 노란 옷을 입고 노란 자전거를 탄 소녀가 다가오고 있었다.

살짝씩 비틀거리며 느릿한 속도로 오는 자전거 옆에는 한 아주머니가 소녀 방향으로 몸을 돌린 채 종종걸음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양팔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소녀는 다운증후군정확히는 모르지만을 겪고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인지, 할머니인지 가늠되지 않지만 아주머니는 소녀가 넘어져 다칠까 노심초사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혹시 모를 사고로 행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함이기도 하고.

두 사람이 내 옆을 지나쳐갔고, 나는 정면을 주시하며 계속 걸었다. 자전거가 횡단보도 초입에 다가갔을 타이밍이 되었을 때. 자전거보다 몇 걸음 뒤쳐져 걸어오던 짙은 남색 정장을 입은 노신사가 빠르게 뛰어가기 시작했다. 나와 동일선상을 지나 칠 때즈음 노신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어 조심조심. 내가 잡을께”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눈시울이 붉어졌다. 평소에 어떤 마음으로 소녀를 보호하며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분들 인생의 무게를 감히 넘겨짚을 수는 없겠지만, 부모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느끼는 동질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거기에는 미처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안쓰러움이 더욱 깊게 서려 있겠지.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겠지만, 건강한 아이를 두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함을 느꼈다. 그리고 더 최선을 다하는 부모가 되자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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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전자책 <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펼치자마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를 맞이했다. 그대의 행운의 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그 별이 있다. 불행은 자신의 별을 알지 못하기에 찾아온다. 발타사르 그라시안…

전자<나는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 펼치자마자 다음과 같은 글귀가 나를 맞이했다.

그대의 행운의 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그 별이 있다. 불행은 자신의 별을 알지 못하기에 찾아온다.

발타사르 그라시안

나는 불행하기 싫었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별이란 무엇일까? 장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내가 가진 장점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싶었다. 단연코 구체적으로 정리해 본 적은 없었다.

그래! 정리해 봐야겠다. 별거 아닌 시간낭비라도 최소한 무뎌진 내 무기의 날을 조금이라도 벼리는 작업이 될 테니까.

아메리카노 커피와 메모
아메리카노, 그리고 몰스킨이라면 어떤 생각이든 써 내려갈 수 있다.
  • 나는 세심한 인간이다.
  • 심약하다고 오해할만한 선한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 정보를 취합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훈련이 되어 있는 듯하다. 그 인사이트를 최적의 형태로 가공해 콘텐츠로 만들어낼 수 있다.
  • 지혜로운 사람이 되길 끊임없이 갈구한다.
  • 풍류를 사랑한다.
  • 타인과의 비교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는다.
  • 본질을 추구하려 노력한다.
  • 대중 인간이 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인생의 방향성이 보이는 것 같다. 다만 ‘방향성에 완전히 일치한 삶을 살 수 있는 인간이냐’는 별개의 문제이겠지만.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의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방향성이 맞는 사람이라면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당신도 한번 정리해 보길 권한다. 별것 아니지만, 시간을 적게 들이고도 머릿속을 깔끔하게 정리한 듯한 뿌듯함이 채워진 경험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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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웠어, 우리집

2016년부터 살아왔던 우리 집을 뒤로하고 내일이면 떠난다. 오늘 새벽 소주를 한잔씩 홀짝거리다가 다시는 만날 수 없을 이 시간, 이 공간의 느낌이 언젠간 반드시 그리워질 것임을 문득 깨달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2016년부터 살아왔던 우리 집을 뒤로하고 내일이면 떠난다. 오늘 새벽 소주를 한잔씩 홀짝거리다가 다시는 만날 수 없을 이 시간, 이 공간의 느낌이 언젠간 반드시 그리워질 것임을 문득 깨달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취기도 살짝 올랐겠다… 감성 충만 상태에서 카메라를 찾아들었다. 그리고 공간 구석구석을 다시 들여다보며 셔터를 눌렀다.

아기를 위한 크리스마스 트리
벽에 걸 곳이 마땅치 않아 낸 아이디어인데…
이 구도로 보니까 산타 목을 멘 느낌_-;;
거실 벽면을 채우고 있던 우리 결혼 사진
아기용 오디오 CD를 위해 긴급하게 들여왔던 장비
문이 열리면 사운드가 나오는 장난감. 그런데 종종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어도 나오던 사운드… 무섭_ㅜ;
주방에 걸려 있는 수건
아내님의 요리 혼이 보이는 도마
밥 다 되면 항상 명량하게 알려주던 쿡~쿠!
우리 아기 친구들 (하지만 난 아직 이름을 못 외웠지)
빨래대를 놓기 참 어중뜬 크기였다… 그래도 사랑한다 우리집
몇 년간 고민하다 들인 스탠드형 에어컨. 지금은 휴식기를 갖는 중.
설명이 필요해? 안녕! 나야 뽀로로~
건반을 치면 뽀로로가 신나게 들썩거린다.
아… 그래도 이불 정리는 좀 하고 찍을껄_-a
아기를 위해 붙여놨는데, 정작 더 자세히 보는건 바로 나.
친한 동생 아내님이 선물해주신 아기용 1인 (모피어스) 소파
이 모든 친구들을 아기가 직접 붙였다는 사실
보일러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엄청나게 중후한 소음 대환장 파티가 시작 되곤 했다.
약 5년째 살았지만, 거의 사용한 적 없어서 아직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모른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어 아내님이 챙겨주신 작두콩차…지만, 아직도 다 먹지 못했다. 간간이 생각날 때 한번씩 우려 먹는 편.
쉴 날 없이 항상 열일 했던 아일랜드 테이블 위 콘센트
혼수 냉장고
지금은 먼지가 쩌들대로 쩌든 암막 커튼 (한 번도 세탁한 적이 없으니까 ㅋㅋㅋ)
다이슨 청소기 거치대와 빼꼼이 얼굴을 내민 테니스 라켓
아기가 오다 가다 보라고 붙여놓은 의태어 동시 중 한 페이지. 그런데 우리 아이 눈높이가 여기까지 올라오려면 8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올해 최고로 잘 샀다고 생각하는 X-T30
구매 후 5년 동안 10번 이내로만 사용했던 폼롤러
아내님이 블로거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받게 된 아이 캐리커쳐
내 관심사가 듬뿍 드러나는 책들 (완독률 60%)
5년 동안 날 감싸준 옷들 (아 갬성~)
범퍼 의자. 아직도 우리 아기는 여기에 앉으면 혼자 나오지 못해 낑낑 거린다. 졸귀.
콘센트 위치를 잘 못 생각하면 이런 꼴이 된다 (feat. 김치냉좡고 딤췌)
내 업보… 가방 지정석
옷 방 바로 밖에 위치한 빨래대
내 취침 방인 거실 (이불 좀 정리하고 찍을껄_-;;)
아내님의 옷
내 사업 아이템 중 하나인 ‘픽토그램 레터링’. 내 새끼라 그런가 볼때마다 예쁘다.
우리 아기 샴푸캡. 이거 쓰면 너무 귀엽다 o>~<o
아기가 태어나고 들여온 바디럽 퓨어 세면용 수전
우리 가족의 세정 용품
매우 과학적 구조의 아기 칫솔
호텔 너낌 내고 싶어서 호텔식으로 돌돌 말은 수건들, 그리고 거울에 비친 일반 집스러운 수건들.
볼 때마다 귀여워서 한 컷 더
애기 목욕 때 필수 아이템, 꽥꽥이
올해 가장 속시원 아이템, JAJU에서 산 스크래퍼. 면적이 커서 깨짝깨짝거리며 물 쓸어내던 답답함을 한번에 해소해 주었다. 물 쓸고 싶어서 샤워를 다시 하고 싶을 정도의 짜릿함!
나의 뒤를 봐주던 휴지
술도 좀 오르고, 감성 완충 상태라서 과감하게 찍어본 셀피
귀여운 우리 아기 겨자색 내복, 잘 말라라~
나름 고민 많이 했던 육각형 현관 바닥 타일, 그리고 널부러진 신발들… 평소엔 내가 가지런히 정리하는데 왜 오늘만 이랬을까?
역시 5년째 사용중인 욕실 쓰레빠
우리 애기는 좋겠다, 개인 욕조가 있어서
애기용 싱크대 놀이 세트. 이 장난감은 모터로 물을 길어올려 진짜로 물이 나온다. 처음 봤을 때 기술력에 매우 놀람.
사진으로는 안보이는데… 배란다 문의 손잡이를 찍고 싶었다.
아씨… 이불 좀 치울… ㅜ_ㅜ
우리 집 메인 워터. 노브랜드 미네랄 워러 2.0L. 6개 묶음 2개를 양 손에 들고 나르면 키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그래도 우리 가족이 마실 물이니깐~
아내님의 작업용 맥북에어(2012). 너무 오래된 것 같아 새 것을 사자고 해도 본인은 불편한 걸 하나도 모르겠어서 싫단다. 그래… 그냥 내가 새 맥북을 지르고 싶은 것 뿐이야_-/
배변 훈련 시키려고 산 아기용 변기. 하지만 늘상 아기에게 외면 받는 아이템 중 하나.
우리 아내님은 참 정갈하시다.
요즘 팀빌딩을 준비중이라서 참고하려고 구매한 책 <도쿄R부동산 이렇게 일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잘 샀다.

정리하니까 사진이 참 많다. 그 짧은 순간에 뭘 이렇게 많이 찍었을까. 감성 풀full충 상태라서 그랬나보다.

여기서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둘이 들어와 셋이 되어 나간다. 더 열심히, 잘 사는 것으로 고마움을 갚아나가고 싶다. 고마웠다, 우리 집.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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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으로 쓰는 글

오늘은 처리해야 할 업무가 연달아 들이닥쳐서 정신 차리기 쉽지 않았다. 각기 다른 카테고리의 업무가 사이사이 껴들어 올 때의 압박감이 크다. 왠지 하나는 놓쳐 버릴 것 같은 압박감에 점점 더 예민해지는…

오늘은 처리해야 할 업무가 연달아 들이닥쳐서 정신 차리기 쉽지 않았다. 각기 다른 카테고리의 업무가 사이사이 껴들어 올 때의 압박감이 크다. 왠지 하나는 놓쳐 버릴 것 같은 압박감에 점점 더 예민해지는 하루였다. 월요일이라 더 그랬을까…?

주말 동안 감사하게도 문의해주신 리드 고객과 마켓을 통해 구매해주신 고객, 그리고 커스텀 제품을 의뢰해주신 고객까지. 고객을 응대하고 이후 프로세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관리하는 업무가 많았다.

덕분에 사이트를 구성, 관리하고 광고 집행하는 부분은 신경을 덜 쓰게 되었다. 업무가 쌓일 때마다 요즘 드는 생각은 이렇다.

  1. 어떤 게 이 타이밍에 더 중요한지 판단이 애매모호해진다.
  2. 18시가 가까워지면 급격하게 업무추진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이 두 가지 생각을 한지는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슬슬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퍼포먼스 마케터를 채용해서 업무를 나누어 효율성을 높여야 할까? 그러자니 사람을 잘 뽑아야 한다.

그런데 이 업계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괜찮은(?) 사람은 있을까? 음… 어쩌면 사람과 관계 맺기 어려워하는 내 성격이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이러나저러나 고민이 깊어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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