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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 워커의 삶

[태그:] 서울지하철2호선

서울 연남동 산책

고즈넉함과 힙스러움, 편안함과 흥분된 분위기가 공존하는 연남동입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동교동과 연남동을 거닐 수 있다. 이 두 동네는 내가 처음으로 ‘사인(sign)물 제작’이라는 커리어를 쌓을 때 연을 맺은 곳이라 제2의 고향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지금도 서울에서 가장 자주 가는 동네이며, 갈 때마다 옛 생각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애틋함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로컬 노마드 입장에서는 업무를 볼 카페도 충분히 많고, 연트럴 파크라고 불리는 옛 기찻길 녹지 공원이 있어 한 숨 돌리기에도 매력적인 동네이다.

매력 있고 개성 넘치는 브랜드 매장이 가득한 골목을 구경할 수 있으니 큰 길로만 다니지 않기로 하자.




연남동 산책을 위해 가장 자주 통과하는 게이트

홍대 입구 2번 출구로 나오면, 건너편 거리와는 매우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8번, 9번 출구에서 홍익대학교로 이어지는 길은 인디문화로 대표되던 거리였지만, 지금은 대기업 또는 대규모 자본의 브랜드가 잠식해가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홍대만의 특색이 사라지고 분주하게 휩쓸려 걷게 되는 거리가 되었다.

홍대 놀이터 근처 고시원에서 1년간 살았던 경험을 가진 나로서는 그때의 향수를 느낄 수 없게 되어 아쉬울 따름이다.


요즘엔 보기 쉽지 않은 연식이 오래된 빌라를 종종 만날 수 있다

연남동 일대에는 오래된 저층 빌라를 많이 볼 수 있다.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에 구경하는 포인트가 된다.


잔디와 나무가 일렬로 늘어선 경의선숲길은 매력적인 산책 코스이다

연남동은 ‘연트럴파크’라는 있어빌리티 한 호칭이 더 유명한 경의선 숲길도 걷기에 매우 좋지만, 동네 구석구석을 일부러 다녀볼 가치도 충분하다. 매력적인 콘셉트의 가게들을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는 편인 조금 넓은 도로의 골목길에서는
조용한 동네 거리와 중앙 조경, 그리고 그래피티의 조화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곳곳에선 이런 특색있는 매장이 밟힐 정도로 많은 편_-;;
영화, 드라마 촬영팀도 흔히 볼 수 있다. 마침 이날은 넷플릭스 촬영을 하는 중
전문 장비에 시선을 빼앗길 수 밖에…

사람들이 많은 편인 경의선 숲길 초입을 벗어나 점점 안으로 들어가니 넷플릭스의 무엇(?)을 촬영하는 팀을 만날 수 있었다. 연남동을 걷다 보면 종종 드라마나 영화 촬영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나는 엄청나게 신기하지만 촌빨 날릴까 봐 가까이는 가지 못하는 성격이라 먼발치로 관심 없는 듯한 표정으로 구경하곤 한다.


엄청난 부자가 살 것만 같은 단독 주택도 볼 수 있다

경의선 숲길을 벗어나 망원동 방향으로 조금 걷자 엄청난 규모의 단독주택을 보게 되었다. 날카로운 창이 달린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하지?방범도구(?)로 담벼락을 넘지 못하게 하는 단독 주택의 위용이란… ‘나도 이런 집에서 한 번쯤은 살고 싶다’라고 생각해버렸다.

그나저나 누가 사는 집일까? 뭔가 음산한 느낌이 들고, 문 앞에 내어진 오래된 냉장고를 보니 폐가가 아닐까 하는… 시기심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 가득한 음모론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하. 하. 하


홍익디자인 고등학교가 있는지는 미처 몰랐다
경의선숲길을 벗어나면 이런 느낌의 분위기 전환도 가능하다
오래된 집을 철거하고 다시 짓는 모습도 볼 수 있고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해 특색 있는 매장으로 오픈하는 경우도 있다
골목사이 마다 카페가 많다보니 이런 분쟁도 있는 모양이다

연남동과 동교동 일대에는 10년 전쯤에도 일반 주택을 회사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때는 디자인 스튜디오나 촬영 장소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카페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 같다.

주택과 상업공간 인테리어라는 조합은 언제 봐도 신선하다. 다른 동네에서는 일반적으로 보기 힘든 콘셉트의 카페가 들어서니 사람들이 많아지고, 동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원래 이 동네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과의 마찰도 종종 일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소하게는 주차 분쟁 또는 소음 분쟁에서부터 임대료가 올라가는 젠트리피케이션까지.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가게가 보인다. 간판에서 세월을 읽을 수 있다
처음엔 ‘유퉁맨션’인줄 알았다. 연식 클라쓰 보소_-;;
울트라맨이 지키는 색바란 빨간 대문
만쉐이~ 울트라맨도 대문처럼 색이 많이 빠졌다
10여년 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는 삼거리 건물

힙스러움과 옛날의 고즈넉함이 공존하는 연남동은 나에겐 여전히 의미 있고, 언제나 또 가고 싶은 동네이다. 카페에서 일을 하다 머리가 지끈 거릴 땐 커피 값이 아깝더라도 자리를 박차고 산책을 해보자. 확실한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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