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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인 삶을 사는 사람의 블로그

[일:] 2019년 06월 15일

104일간 아기를 키우면서 느낀 소회

우리 딸이 세상에 태어난 지 104일째가 되었다. 1년쯤은 된 것같이 함께 해온 기억이 아련한데 이제 3개월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성장으로 인한 변화가 컸다. 제왕절개를 통해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대기실에서…

우리 딸이 세상에 태어난 지 104일째가 되었다. 1년쯤은 된 것같이 함께 해온 기억이 아련한데 이제 3개월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그만큼 성장으로 인한 변화가 컸다.

제왕절개를 통해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내게 불쑥 문을 열고 들어왔다. 빽빽 울면서. 갑작스러운 만남은 그동안 내가 상상해오던 첫 만남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뭔가 감격적이고 드라마틱한 감정에 휩싸일 줄 알았다. 실제로는? 어안이 벙벙한 느낌이었다. ‘ ~’ 하는 의성어만 살짝 냈을 뿐이었다. 내가 내 모습을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 3자인 간호사의 눈에는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행동하는 나를 봤을 수도?

첫만남의 강렬한 모습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울어대는 우리 아이를 처음 봤을 때, 본능적으로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을 했다.

나랑 닮았나?’, ‘다운이를 닮았나?’ , ‘! 너무 작다‘ , ‘ 이렇게 우니 ~’ , ‘건강하게 태어난 걸까?’ , ‘엄청 몸이 까맣네. 괜찮은 건가?’, ‘얘가 정말 아기인가?’

그랬던 우리 아이는 이제 피부는 뽀얘졌고, 엄마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몸은 진즉 뒤집었으며, 앞으로 기어가려 하는데 잘 되지 않아 성질부리다 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렇게 작던 아이가


이렇게 컸다.


특히 잠투정이 심한데, 잠들지 않으려고 정말 온갖 몸부림을 친다. 잠투정의 클라이맥스에 이르렀을 땐 엄청 세게 운다 좀 자라 제발~ 이제 네 몸무게 장난 아니라구. 안고 있을 때 주로 울다 보니 귀가 따가울 정도로 세게.
그러다 갑자기 잠이 든다. 놀라울 정도로 갑자기. 아빠 품은 불편해하고 쉽게 잠들지 않는 편인데, 어느 순간 잠들어 있으면 얼마나 뿌듯하던지… ‘해냈다’는 성취감이 생긴다. 누군가를 믿고 잠을 잘 수 있게 한다는 건 그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족만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것을 가능케한다라고 과대 포장해 본다 ㅋㅋ.

졸린데 자고 싶지 않아~~~~


자고 싶지… 안… 졸려 미치겠어


엄지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잠든 모습을 보면 정상적인 신체를 가지고 태어나서 고맙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서 신을 믿진 않지만 그 누군가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새삼 사랑하는 아내님을 한번 보게 된다. 나의 책임과 사명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더 잘 하자는 채찍질을 하게 된다. 요 쌕쌕 거리는 모습이 내가 뭔가 시도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아빠 힘내라고요~ 나보고요 꺄륵!


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순간순간 좌절과 희망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나태해지는 것도 내 모습이다. 매일 퇴근하고 가족을 만나 리프레쉬하게 된다. 어떤 날은 희망으로, 또 어떤 날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그 어떤 감정이라도 상관없다. 매일 나를 다잡으려고 노력하고 환경이 내 등을 묵직하게 밀어주니까 나는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 끝까지 우리 가정을 지켜낼 수 있도록. 스스로가 충족감을 느끼고, 칭찬할 수 있도록.

우리 아기


우리 아내님


그리고 나


100일 셀프 촬영 가족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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